홈서버/NAS 구축 가이드: Synology vs 자작 NAS
NAS의 기본 개념, Synology/QNAP 같은 기성품과 자작 NAS의 차이, 구축 시 고려할 점을 정리했다.
클라우드 스토리지 비용이 점점 부담된다. Google One 2TB가 월 13,000원, iCloud+ 2TB가 월 12,900원. 별것 아닌 것 같지만 1년이면 15만 원이 넘고, 이걸 5년 10년 계속 내야 한다. 게다가 서비스 종료나 갑작스러운 가격 인상에 대한 불안도 있다.
NAS가 이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다. 내 데이터를 내 하드웨어에 저장하고, 외부에서도 접근하고, 클라우드 없이도 동기화되는 환경. 초기 비용이 들지만 장기적으로는 클라우드보다 싸질 수 있다.
NAS가 뭔데
Network Attached Storage. 네트워크에 연결된 저장장치다. 쉽게 말하면 집에 놓는 작은 파일 서버. 같은 네트워크 안에서는 물론이고, 설정만 하면 외부에서도 접근할 수 있다.
그냥 외장 하드랑 뭐가 다르냐? 외장 하드는 직접 연결해야 하고, 한 번에 한 기기만 접근 가능하다. NAS는 집 안의 모든 기기 — PC, 맥, 폰, 태블릿, TV — 에서 동시에 접근할 수 있다.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 자동으로 NAS에 백업되고, TV에서 NAS에 저장된 영화를 스트리밍하고, PC에서 작업한 파일을 외부에서 접근하는 게 전부 가능하다.
어디에 쓰나
데이터 백업 — 가장 기본적인 용도. PC, 맥, 스마트폰 데이터를 자동으로 NAS에 백업. Time Machine 서버로도 쓸 수 있다.
미디어 서버 — Plex나 Jellyfin을 설치하면 넷플릭스 같은 인터페이스로 자기가 가진 영상/음악을 스트리밍할 수 있다. 4K 트랜스코딩이 필요하면 CPU 성능이 좀 받쳐줘야 한다.
사진 관리 — Google Photos 대체. Synology Photos나 Immich 같은 서비스를 돌리면 사진을 자동 분류하고, 얼굴 인식까지 된다. 용량 제한 없이.
Docker 호스트 — 여기서부터가 개발자스러운 활용이다. NAS 위에 Docker 컨테이너를 띄워서 각종 서비스를 셀프 호스팅할 수 있다. Home Assistant(스마트홈), Gitea(Git 서버), Nextcloud(클라우드), AdGuard(광고 차단 DNS), Vaultwarden(비밀번호 관리) 등.
개발 서버 — 가벼운 웹 서비스 테스트, CI/CD 러너, 크롤러 같은 걸 돌릴 수 있다. 클라우드 인스턴스 비용 대신 집에서 돌리는 셈이다. 단, 안정성이나 속도를 위해서는 네트워크 환경이 좀 받쳐줘야 한다.
기성품 NAS — Synology, QNAP
기성품의 최대 장점은 편의성이다. 하드웨어 걱정 없이 디스크만 꽂으면 되고, 웹 UI가 직관적이고, 앱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다.
Synology
NAS 시장에서 사실상 1위다. DSM(DiskStation Manager)이라는 자체 OS가 직관적이어서 리눅스를 모르는 사람도 쓸 수 있다. 앱 패키지도 풍부하고 커뮤니티도 크다.
대표적인 모델:
| 모델 | 베이 수 | 대상 | 가격대 |
|---|---|---|---|
| DS224+ | 2베이 | 개인/소규모 | 40~50만 원 |
| DS423+ | 4베이 | 파워유저 | 70~80만 원 |
| DS1525+ | 5베이 | 소규모 사무실 | 100만 원대 |
가격에 디스크는 포함 안 됨. HDD를 별도로 사야 한다. NAS용 HDD(Seagate IronWolf, WD Red Plus)는 4TB 기준 10~15만 원 정도.
2베이에 4TB 두 개를 넣으면 초기 비용이 디스크 포함 60~80만 원 정도. 비싸 보이지만 클라우드 2TB를 5년 쓰면 75만 원이니까, 4년차부터는 NAS가 이득이다. 그리고 용량도 8TB(RAID 1이면 4TB)로 훨씬 넉넉하다.
QNAP
Synology의 주요 경쟁자. 하드웨어 스펙이 비슷한 가격대에서 좀 더 좋은 편이다. 특히 2.5GbE 포트를 저가 모델에도 넣어주는 점이 장점. 다만 소프트웨어 안정성과 보안에서 Synology보다 평가가 낮다. 과거에 랜섬웨어 타깃이 되었던 사례도 있어서 보안 설정에 좀 더 신경 써야 한다.
기성품의 한계
- CPU가 약하다. 저가/중급 모델은 셀러론이나 ARM 기반이라 Docker를 많이 돌리면 버겁다.
- RAM 확장이 제한적이다. 4GB에서 시작하는 모델이 많고, 확장해도 8~16GB가 끝인 경우가 많다.
- 가격 대비 하드웨어 성능만 보면 자작 NAS가 압도적으로 유리하다.
- 벤더 종속. 특히 Synology는 자사 HDD만 쓰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서 논란이 된다.
자작 NAS — 자유와 고통 사이
직접 하드웨어를 조립하고 NAS OS를 설치하는 방식. 같은 가격에 훨씬 강력한 성능을 얻을 수 있지만, 그만큼 손이 많이 간다.
하드웨어 구성 예시
저전력 미니 PC 활용 — N100 같은 인텔 저전력 CPU가 들어간 미니 PC를 사서 외장 HDD 케이스를 연결하는 방식. 1020만 원 수준에서 시작할 수 있다. 전력 소모도 1015W로 낮다. 다만 SATA 포트가 부족해서 확장성이 제한적이다.
중고 기업용 미니 PC — Dell OptiPlex Micro, HP EliteDesk Mini 같은 걸 중고로 사면 10~20만 원에 i5급 CPU + 16GB RAM을 확보할 수 있다. 이건 NAS라기보다 홈서버에 가까운데, Docker 컨테이너를 10개 이상 돌려도 거뜬하다.
본격 자작 — mATX 보드에 i3/i5 + 1632GB RAM + HBA 카드(SATA 확장). HDD 46개를 달 수 있는 케이스가 필요하다. 비용은 30~50만 원(디스크 제외). Synology 4베이 모델 가격과 비슷하지만 성능은 몇 배 차이 난다.
자작 NAS OS 선택지
TrueNAS SCALE — ZFS 파일시스템 기반. 데이터 무결성에 가장 강하다. 비트 로트(저장된 데이터가 시간이 지나면서 변질되는 현상) 방지, 스냅샷, 자동 복구. 대신 ZFS는 RAM을 많이 먹는다. 최소 8GB, 권장 16GB 이상. ECC RAM이면 더 좋은데 필수는 아니다.
Unraid — 유료지만($59~129) 가장 유연하다. 서로 다른 크기의 HDD를 섞어 쓸 수 있고, Docker와 VM 관리가 쉽다. 디스크를 하나씩 추가할 수 있어서 처음에 적게 시작하고 나중에 확장하기 좋다. 자작 NAS 입문자에게 많이 추천되는 OS다.
OpenMediaVault (OMV) — 데비안 리눅스 기반의 무료 NAS OS. 가볍고 웹 UI가 괜찮다. TrueNAS보다 하드웨어 요구사항이 낮아서 라즈베리 파이에서도 돌아간다(속도는 느리지만). 기능은 플러그인으로 확장하는 구조.
RAID — 꼭 알아야 하는 개념
RAID(Redundant Array of Independent Disks)는 여러 디스크를 묶어서 안정성이나 속도를 높이는 기술이다. NAS를 쓴다면 RAID 개념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.
RAID 1 (미러링) — 디스크 두 개에 같은 데이터를 쓴다. 하나가 고장 나도 다른 하나에 데이터가 있다. 2베이 NAS에서 가장 일반적. 단점은 4TB 두 개를 넣어도 실사용 용량은 4TB.
RAID 5 — 디스크 3개 이상. 패리티 데이터를 분산 저장해서 디스크 1개가 고장 나도 복구 가능. 4TB 디스크 4개면 실사용 12TB. 용량 효율이 RAID 1보다 좋다.
RAID 6 / RAID 10 — 디스크 2개까지 동시에 고장 나도 버틴다. 대신 용량 효율이 낮거나 디스크가 더 필요하다. 데이터가 정말 중요하면 고려.
Synology SHR — Synology 독자 방식. 서로 다른 용량의 디스크를 섞어도 공간 낭비 없이 RAID를 구성해준다. 편리하긴 한데 Synology에서만 쓸 수 있다.
RAID는 백업이 아니다. 이건 정말 중요한 포인트다. RAID는 디스크 고장에 대한 보험이지, 랜섬웨어나 실수로 삭제한 파일을 복구해주지 않는다. 중요한 데이터는 NAS 외에 별도의 백업(외장 하드, 클라우드)이 반드시 필요하다. 이른바 3-2-1 백업 규칙 — 데이터 3벌, 2종류의 매체, 1개는 오프사이트.
전력 소모 — 무시하면 안 된다
NAS는 24시간 돌아가는 기기다. 전력 소모를 무시하면 전기요금이 생각보다 나온다.
| 구성 | 유휴 전력 | 연간 전기요금 (kWh당 120원) |
|---|---|---|
| Synology 2베이 (HDD 2개) | 15~25W | 약 16,000~26,000원 |
| 자작 N100 + HDD 2개 | 15~20W | 약 16,000~21,000원 |
| 자작 i5 + HDD 4개 | 40~60W | 약 42,000~63,000원 |
| 자작 고성능 서버 | 80~120W | 약 84,000~126,000원 |
2베이 기성품이나 미니 PC 기반이면 전기요금은 거의 무시할 수 있다. 하지만 i5 이상급에 HDD 4개 이상이면 월 5,000~10,000원이 추가된다.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지만, "NAS가 클라우드보다 싸다"는 계산에 전기요금을 포함시켜야 공정하다.
HDD는 디스크가 돌아가니까 SSD보다 전력을 더 먹는다. 근데 NAS에 SSD를 쓰면 TB당 가격이 몇 배로 뛰니까 대부분은 HDD를 쓴다. 자주 안 쓰는 디스크는 절전 모드로 스핀다운 설정을 해두면 전력을 아낄 수 있다.
네트워크 — 여기서 병목이 생긴다
NAS 성능의 진짜 병목은 CPU나 RAM이 아니라 네트워크인 경우가 많다.
1GbE — 대부분의 NAS와 공유기가 이거다. 이론상 125MB/s, 실측 100~110MB/s 정도. 일반적인 파일 전송이나 영상 스트리밍에는 충분하다. 4K 영상도 1GbE로 넉넉하다.
2.5GbE — 최근 NAS와 공유기에 탑재되기 시작했다. 250MB/s 정도. 대용량 파일을 자주 옮기거나, SSD 캐시를 활용한다면 체감 차이가 있다. 기존 Cat5e 케이블로도 2.5GbE가 동작하니까 케이블을 바꿀 필요는 없다.
10GbE — 전문가 영역. 영상 편집자가 NAS에서 직접 4K/8K 소스를 불러다 편집할 때 쓴다. 일반 사용자에게는 과잉이다.
공유기가 1GbE인데 NAS가 2.5GbE면 소용없다. 네트워크는 가장 느린 구간에 맞춰진다. 전체 경로를 확인하자. NAS → 케이블 → 공유기/스위치 → 케이블 → PC. 이 중 하나라도 느리면 거기가 병목이다.
기성품 vs 자작, 누구에게 뭐가 맞나
기성품을 추천하는 경우:
- 리눅스나 서버 운영 경험이 없다
- 안정적으로 오래 쓸 거다. 세팅에 시간 쓰기 싫다
- 2~4베이면 충분하다
- 공식 지원과 업데이트가 중요하다
자작을 추천하는 경우:
- 리눅스를 어느 정도 다룰 줄 안다
- Docker 컨테이너를 여러 개 돌릴 계획이다
- 하드웨어 가성비를 극대화하고 싶다
- 이런 걸 세팅하는 과정 자체가 재밌다
두 선택 모두 나쁜 선택은 없다. 기성품이 비싸다고 해도 시간 비용을 따지면 그렇게 비효율적이지 않다. 자작이 저렴하다고 해도 삽질 시간을 시급으로 환산하면 이미 기성품 가격을 넘겼을 수도 있다.
처음이라면 Synology 2베이에 4TB HDD 두 개 넣고 RAID 1으로 시작하는 게 가장 무난하다. 거기서 NAS의 가치를 체감하고, 더 원하는 게 생기면 그때 자작으로 넘어가도 늦지 않다.